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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신촌역에서 있었던 119 이야기

2024-07-29 01:47 43

난 노예라서 일요일에도 일함. 다만 사무실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같은거라서 출퇴근시간은 자유. 
 출근하러 2호선 신촌역 내려가는데 밑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림.&nbsp; 
 '누가 물건 오지게 떨어뜨렸구나.'하고 내려갔더니 난리가 났음. 
 
 맞은편 계단 밑에 젊은 남자가 위를 보고 누워있는데 상태가 너무 안좋음. 
 주변에 어르신 한분과 중년 여성 두어명이 놀라서 보고 있었음. 
 깜짝 놀라서 달려가서 혹시 119불렀냐고 했더니 안불렀다고 함. 
 빨리 119 전화해서 상황설명. 
 '두부 출현.' '입에서도 피거품' '발이 부들부들 떨림' '의식은 왔다갔다 함' '눈도 완전히 풀린 건 아니고 반응 조금 있음' 
 
 대충 이런식으로 설명했는데, 119 여성 오퍼레이터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는지 병원쪽으로&nbsp; 전화돌림. 
 돌리기전 '혹시 폰이 아이폰이냐?' 물음.&nbsp; 
 '아, 영상통화하려고 하나?' 생각하며 아이폰이라고 했더니 아이폰 아닌 폰 번호를 알려달라고 함.&nbsp; 
 그래서 어른신께 여쭈었더니 갤럭시.&nbsp; 
 그래서 그분께 내 전화 내주고 번호 알려드리도록 함.&nbsp; 
 
 그 와중에 젊은 분은 손을 휘저으며 아프다고 함.&nbsp; 
 문제는 피투성이가 된 머리를 자꾸 움직이려고 하고. 
 이걸 고정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면서 손도 잡아주고 피도 닦아주고 함. 
 속으로 '이거 큰일났다. 빨리 와라, 119, 제발! 제발!' 이 생각만 함.&nbsp; 
 어르신이 통화를 끝내고 갤럭시 화상통화로 환자 상태 전송. 
 환자분이 자꾸 손을 휘젓는 걸 갤럭시로 보았던지 의사가 뭐라 하는데 스피커 폰이 하울링이 있어서 도통 못알아들음. 
 
 다행히 이때 119 도착. 첫팀은 여성 구조사분과 남성 구조사분. 와, 이때 정말 두려움이 사라지고 안도감이 찾아옴. 
 119 형님들과 누님들! 존경!!! 
 후반부에 연대 의대생 혹은 간호대생 같은 젊은 여성분이 오셔서 조금 도와주었음. 
 
 나중에 보니 손이 온통 피투성이. 
 옆에 있던 중년 여성분에게 혹시 물티슈 한장만 달라고 하는데 그냥 한통 다가지라고 하더라. 
 
 나중에 사무실에 도착해서 떨린 가슴을 가라앉히며 커피 한잔 하려는데 전화가 옴. 
 아마 119이겠지 했는데 역시 119 대원분.&nbsp; 
 이송중이거나 이미 이송 끝난거 같은데, 경련 없었냐고 확인하더라. 
 그래서 처음부터 본 것은 아니지만 최소 5초 최대 10초 다리경련있는거 봤다. 하지만 중간에 본거라서 시간대 특정못한다. 그리고 좀 지나서 경련없었다. 
 그리고 흉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걸로는 호흡 있었고 다만 입에서 피거품이 있었다.&nbsp; 
 알았다고 고맙다고 끊더라. 
 
 아마 간질때문에 넘어진것 같은데 확실하지 않음. 
 아무튼 와... 이런 일이 생기네 하는 생각, 내가 좀 응급의료지식을 쌓아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 
 내가 무슨 큰 역할을 한건 없지만-119부른거는 큰 역할- 옆에 있는 아줌마들, 할배들도 같이 걱정해주고 하는거 보니까 신기하긴 함.&nbsp; 
 
 아무튼 119의 활약은 매우 인상적이었음.&nbsp; 
 대략 5분안에 도착하지 않았을까? 확신못함. 정신없어서. 
 다시 핸드폰 통화확인 하니 10분은 안넘겼음. 
 빠른 대처, 무엇보다 나중에 내 전화로 증상 물어보는 것 보고 정말 큰일들을 하시는구나 싶음.&nbsp; 
 
 아무튼 삼십분 전의 일인데...지금도 좀 떨리네.&nbsp; 
 흐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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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쪽에서 계속 연락이 오네요. 
 의사도 연락한다고 했다고 전해오고. 
 다 좋게 보이네요. 
 구급대원분들, 의사분들 환자 살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좋네요. 
 예전에도 ICU에서 환자 위에 올라가서 CPR하던 간호사 선생님 모습 보면서 참 아름답다 싶었는데 비슷한 느낌입니다. 
 환자 예후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대원분은 살짝 대답을 피하시네요. 
 아무튼 잘 회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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