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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짤리고 한달 보름 째 누워 있다

2024-08-11 03:20 86

출근할때 차가 너무 막혀서 오토바이를 샀다. 
 1시간 걸리던 출근 길이 25분~ 신호만 잘 받으면 20분에 주파가 가능했다. 
 차를 팔았다. 
 비가 온다. 
 출장을 가라 한다. 오토바이를 타기로 했다. 
 갑자기 비가 내려 헬멧에 빗물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랜져가 우회전하면서 나의 앞길을 막아 추돌 사고가 났다. 
 충격이 온몸으로 퍼치며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다. 
 1주일 입원 하다가 이러다 짤릴거 같아서 퇴원하고 출근한다. 
 오토바이 운전중에 블랙아웃이 왔다. 
 깨어나 보니 아스팔트에 뒤로 넘어진 기억과 어떤 사람들이 나를 들어 인도로 옮긴 기억뿐이 없다. 
 한참을 인도에 앉아 정신이 돌아오길 기다린다. 
 이후로 오토바이 타는게 겁이 난다. 이러다 뒤에서 오는 차에 깔리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진다. 
 그랜져를 샀다. 잠시 블랙아웃이 와도, 차가 안전하게 멈춰주면 안전할 거라 생각해서 
 고속도로를 달린다 
 출근하고 잠시 기억을 더듬으면 내가 어떻게 출근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운전하는 중에도 꾸벅 꾸벅 졸듯, 고속도로가 순식간에 지나서 나타난다. 
 아파서 회사 다니기도 힘든데 오늘도 최 이사님은 지랄이다. 
 “같이 일하기 힘들다”라고 말한다. 아픈데 이런소리 들으니까 짜증나고 자존심도 상한다 
 “그래요 사직서 쓸게요”말하고 사직서를 제출한다. 
 최 이사님은 더 화가 났는지, 언성을 더 높이며 사직서 쓰라고 반복해서 말한다. 
 사직서에 사유란에 “권고사직”이라 기재하고 짐싼다. 
 최 이사님은 퇴직음은 다음달 5일에 지급할거라 한다. 
 그러구 집으로 돌아와 계속 누워있다가 일어나 앉았다가 방에서 걸어다니는 것만 한다.&nbsp; 
 머리는 어찔 어찔, 세수하면서 세면대에 머리를 박는 일은 이제 손으로 잡고 해서 요령이 생겼다. 
 걸어다닐 때도 벽에 부딪치지 않기 위해 벽의 위치를 봐가며 걷는다. 
 
 의사들은 교통사고는 의원급에서 진단할 수 없다고, 진료 의뢰서만 써준다. 
 대학병원은 파업이라 진단 받으려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대학병원까지 계속 차태워준 사람이 태국으로 이민 갔다. 
 혼자라 아무곳도 못 간다. 
 
 한달하고 1주가 되어 밖에 나가려는데, 눈이 부시고, 태양이 머리를 지지고, 뜨거운 공기, 횡단보도에서 신호등 기둥을 잡고 있는 동안 블랙아웃이 왔다. 
 기둥에 기대어 있어서 안쓰러지고 초록불이 켜지니 조심스래 집으로 돌아간다. 
 
 자살하려고 난간에 3번 정도 기대 봤다. 12층이라 떨어지면 수박통 깨지듯 머리 깨질거 같다. 간단히 사요나라 하겠는데 
 조금만 몸을 숙이면 떨어질 수 있겠는데 쫄보다. 
 어찌해야 하나. 
 보호자도 없고, 식사도 배가 꼬르를 해서 참기 어려울 때에, 배달 주문한 냉동만두 데워 먹거나, 국수 삶아서 국시장국 말아 먹는게 전부다. 
 쿠팡으로 당일 배송이 안되었다면 이마져도 어려웠을 듯 하다. 
 
 해뜨면 일어나고 해지면 자는 이런 당연한 것을 지키려고 애쓴다.&nbsp; 
 가만히 누워 있자면 낮에도 낮잠이 오고, 자고나면 새벽 2시가 넘어도 잠이 안온다. 잠이 안온다고 안자면 또 늦잠을 자게 된다. 
 아무도 없는 117제곱미터의 아파트에서 혼자서 지낸다. 
 멀리서 들리는 자동차 소리와 쉼없이 돌아가는 에어컨 소리와 타이핑 소리만 내귀에 들리고, 이명으로 삐~ 소리가 기본 바탕에 깔린다. 
 얼굴보며 대화를 해본지 얼만지도 모르겠다. 
 
 면도도 안하고 지내보니 로빈슨쿠르소가 생각난다. 
 축구공이라도 있으면 대화를 할텐데, 그래서 당근에 집 쉐어를 내놓았다. 돈 없이 오라고. 아무도 안온다. 
 먹는 양이 적어도 운동양이 적으니 체중은 자꾸 늘어난다. 입이 심심해서 사탕을 녹여먹고 있다보니 이빨도 씹을때 시큰거리는거 같다. 
 
 오늘도 해가 떠서 징그럽게 밝은 빛이 거실을 비춘다. 
 왜 살아야 하나. 
 팔순 노모 면회도 가야 하는데, 어지러우니 갈 방법이 없다. 
 아버지 납골당에도 가야하는데, 방법이 없다. 
 우울증 약도 병원에 가야 타 먹을 수 있는데, 한달 넘게 약도 떨어졌다. 
 유튜브 보면서 조금만 감동이어도 눈물이 흐른다. 
 
 말하고 싶은데 말할 상대가 없으니, 여기에 글을 써본다.&nbsp; 
 우울증 증세중 하나가 생각나는 걸 모두 말하고 싶어한다는 점이다.&nbsp; 
 그러나, 우울증의 사람이 주변 사람에게 말을 하면 그 우울감이 전파된단다. 
 자살하겠단 소리나 하니 듣는 사람이 다 기분이 잡치니까 그럴만도 하겠다 싶다. 
 
 갑자기 지금 왼쪽 눈알이 욱신거린다. 너무 오래 화면을 집중해서 그런가. 
 삐~ 소리의 이명은 음악을 들을때에나 안들린다. 조용하면 이명이 구급차가 계속 지나가는 것 처럼 들린다. 
 이러다 문득 죽으면, 고독사로 죽는 노인들의 후배가 될거 같다. 
 내 시체를 얼마만에 발견할까 생각해 보면 
 한달은 지나야 답답해서 누군가 와볼거 같다. 와본들 아파트 문이 외부에서 자동으로 열리는 것도 아니고. 
 여동생이 내 집에 들어오려면 아마 119 신고 정도는 해야 문 부수고 들어올 수 있고, 이또한 큰 각오가 필요할거다. 
 여동생도 우울증이 있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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